
서론
선왕의 이야기를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죠. "왕이 왕좌에서 내려온 뒤에는 어떤 삶을 살까?" 그 궁금증을 해소해준 첫 번째 이야기, 선왕의 일상 생활 1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정치와 권력을 내려놓고, 단순하고도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는 선왕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혹은 독자)들에게 힐링과 반성을 동시에 안겨줬죠.
이번 2기는 훨씬 더 깊은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단순한 일상 관찰이 아닌, ‘왕’이라는 정체성을 내려놓고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진짜 삶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습니다. 왕궁 밖 세상은 선왕에게 여전히 낯설고, 때로는 냉혹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웃고, 때로는 좌절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이 이번 2기의 핵심입니다.
선왕의 삶은 더 이상 국가를 다스리는 게 중심이 아닙니다. 이제는 자신을 다스리는 법, 관계를 회복하는 법, 진정한 행복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죠. 이 글에서는 선왕 2기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며, 우리 모두가 놓치고 있었던 진짜 일상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계속 이어서 쓰겠습니다…
1. 선왕의 새로운 시작
왕위에서 물러난다는 건 단순히 자리를 내려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나라를 이끌던 사람이, 이제는 평범한 하루를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일이죠. 선왕에게 있어서도 퇴위 후의 삶은 마냥 자유롭고 평화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왕이라는 무게에서 벗어나, 인간으로서의 삶을 다시 배우는 중이었습니다.
처음 며칠간은 꽤 어색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옷을 갖춰 입고 공식 일정을 소화하던 루틴은 사라졌고, 대신 조용한 아침과 할 일이 없는 하루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자신만의 새로운 루틴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이 아닌,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대로 하루를 시작하고, 혼자서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창문 너머 햇살을 느끼는 그 순간이 어쩌면 가장 왕다웠던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진짜 겪게 된 도전은 ‘이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왕이 아닌 나, 이름 석 자로 불리는 나. 그 정체성을 다시 찾아가는 여정이 2기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는 ‘선왕’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가 없이도 존엄하게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금씩, 아주 조심스럽게, 그는 인간으로서의 첫 발을 내딛기 시작했죠.
선왕의 새로운 시작은 우리에게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사회적 역할이나 지위가 아닌, 나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발견하고 유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지금 우리 모두가 던져야 할 물음일지도 모릅니다.
2. 조용한 아침의 루틴
선왕은 이제 더 이상 황금 왕좌에서 하루를 시작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가 선택한 건 평범하고 조용한 아침이었죠. 이른 새벽, 해가 뜨기 전 조용한 거리에서 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물을 끓여 커피를 내리는 일입니다. ‘왕이 직접 커피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에게 있어 이건 하나의 작은 의식이자 일상의 안정감이었습니다.
그는 커피를 내리는 과정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말합니다. 원두를 고르고, 물 온도를 맞추고, 천천히 물을 붓는 그 짧은 시간이 오히려 예전의 국정 회의보다도 집중력을 요한다고 하죠.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커피 한 잔을 들고, 작은 베란다에 앉아 도시가 깨어나는 소리를 듣는 것이 그의 하루의 시작입니다.
그가 즐기는 또 하나의 아침 루틴은 산책입니다. 특별히 유명한 공원이나 고급 주택가가 아닌, 평범한 동네 골목길을 걷습니다. 사람들이 출근 준비를 하는 모습, 상점 앞을 쓸고 있는 상인의 모습, 아침 햇살에 반사된 유리창까지도 그는 유심히 바라봅니다. 그것들이 이전에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살아있는 세상’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산책 중에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거나 가끔 인사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만, 대다수는 그냥 인사를 나누고 스쳐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쯤으로 여기기도 하죠. 선왕은 그 평범한 순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차 그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기 시작했죠.
이 아침 루틴은 단순한 일상이 아닙니다. 그에게는 치유이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바쁘고 치열했던 왕의 삶 속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었던, 작고도 위대한 일상이었습니다.
계속 이어서 쓰겠습니다…
3. 시장에서의 특별한 하루
왕궁 밖 세상에서 가장 선왕에게 충격을 준 장소 중 하나는 바로 재래시장이었습니다. 화려한 궁중 연회와는 정반대의 공간, 시끌벅적하고 활기찬 소리가 가득한 그곳은 선왕에게 처음엔 낯설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곧, 시장만의 따뜻한 에너지에 매료되었죠.
그가 시장을 처음 찾았을 땐 호기심과 두려움이 반반 섞여 있었습니다. 수행원도 없이 모자를 눌러쓰고 익명을 유지하며 장을 보기 시작했죠. 하지만 아무리 변장을 해도 그의 풍채나 말투, 기품은 숨길 수 없었고, 몇몇 상인들은 그를 금방 알아봤습니다. "어? 선왕 아니세요?"라는 말에 주변은 금세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그는 즉석 사진 요청과 덤으로 얻은 고구마 몇 개로 처음의 긴장을 풀 수 있었습니다.
그날 그는 직접 채소, 과일, 고기까지 구입하며 ‘살림’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체험했습니다. 과거엔 식사 하나도 엄청난 절차와 의전 속에서 이뤄졌지만, 이제는 무, 배추, 달걀 하나도 직접 고르고 흥정해야 했죠. 특히 가격을 깎는 일은 선왕에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가격표를 보고 바로 계산하려 했지만, 옆 가게 상인의 조언으로 "에이, 500원만 깎아줘요~"라는 말을 처음으로 해봤다고 합니다. 그 순간의 어색함과 민망함은 평생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이었다고도 했죠.
물론 모든 순간이 유쾌했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방문이 단순한 ‘쇼’라고 느끼기도 했고, 그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선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시장 사람들과 마주하고, 그들의 일상과 땀을 직접 느끼며 진짜 민심이 무엇인지 새삼 깨달았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보고를 통해 듣던 백성의 삶이, 이제는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현실이 된 것이죠.
그가 가장 감동을 받은 순간은, 한 노점상이 "전하, 왕이었든 아니었든 항상 존경합니다. 몸 건강하세요."라고 말한 순간이었습니다. 선왕은 그 말을 들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그날 이후로 시장은 그의 정기 방문 코스가 되었습니다.
4. 취미 생활의 발견
왕일 때는 늘 바빴습니다. 매일같이 보고서에 싸여 있고, 회의에 참석하고,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의 연속이었죠. 그렇게 살아온 수십 년 동안 선왕은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라는 질문조차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은퇴 이후 그는 시간이 생겼고, 비로소 진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그는 잊고 지냈던 취미를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 그가 시도한 취미는 그림 그리기였습니다. 어릴 적 궁에서 몰래 붓을 들고 벽에 낙서를 하다가 혼났던 기억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엔 아무도 그를 혼내지 않았고, 그는 캔버스 앞에서 마음껏 선을 그리고 색을 칠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표현이 솔직했습니다. 불안정한 선과 투박한 색감은 오히려 그의 내면을 그대로 비춰주는 창이 되었죠.
이후에는 도예에 도전했습니다. 손으로 흙을 빚고, 물레를 돌리고, 가마에 넣는 과정은 의외로 그를 깊은 집중의 세계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도자기를 만들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져요. 눈앞의 흙에만 집중하게 되죠. 그게 참 좋습니다.” 왕일 땐 누군가 만들어 준 찻잔에 차를 마셨다면, 지금은 자신이 직접 만든 잔에 커피를 마시는 게 그의 새로운 일상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자수와 수예에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딱히 이유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천천히 바늘을 움직이며 실을 꿰매는 일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줬습니다. 그는 "바늘 하나에 마음을 꿰매는 기분"이라고 표현했죠. 그리고 자신이 만든 자수 작품은 종종 고마운 이웃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취미들은 단순한 여가활동이 아닌, 그에게 있어선 치유였습니다. 고요한 몰입 속에서 그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고, 현재를 더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권위와 위엄을 벗은 자리에 찾아온 새로운 기쁨. 그것이 바로 취미가 준 선물입니다.
계속 이어서 쓰겠습니다…
5. 옛 신하들과의 만남
퇴위 후, 선왕에게 남은 인간관계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왕으로서의 자리를 내려놓았다고 해서, 모든 인연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권력을 내려놓은 뒤에야 진짜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죠. 특히 그와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옛 신하들과의 관계는 그의 인생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됩니다.
처음으로 그들을 만난 날, 선왕은 약간의 긴장감을 느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들이 나를 여전히 '전하'로 볼까, 아니면 이제는 그저 나이 든 한 사람으로 볼까?”라는 고민 때문이었죠. 예상과 달리, 첫 만남은 유쾌하고 따뜻했습니다. 신하들도 긴장을 풀고, 오랜만에 ‘명령’이 아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상황이 반가웠다고 말했습니다.
모임은 소박한 동네 식당에서 열렸습니다. 과거 궁중에서의 공식적인 연회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죠. 각자 소주잔을 들고 웃고 떠들며, 서로의 근황을 나눴습니다. 그 자리에서 선왕은 처음으로 “나도 혼자 사는 게 쉽지 않다”는 고백을 했고, 한 신하는 “전하도 사람인 줄 처음 알았습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죠. 웃음 속에는 서로를 향한 진심이 담겨 있었고, 수십 년의 공식적 관계가 비로소 인간적인 우정으로 변해가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갈등도 없지 않았습니다. 어떤 신하는 과거 왕의 결정에 대해 오랜 불만을 갖고 있었고, 이를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선왕은 처음엔 당황했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습니다. “그땐 내가 몰랐소. 미안하오.” 그 한마디에 그간의 응어리가 눈 녹듯 풀렸다는 후일담도 있습니다.
이런 만남을 통해 선왕은 깨달았습니다. 과거의 자신은 ‘왕’이었기에 수많은 관계 속에서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단지 ‘사람’으로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그것이 훨씬 더 어렵지만, 훨씬 더 소중한 과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는 일정한 시기에 옛 신하들과 조촐한 식사를 이어갑니다. 과거의 권력이나 지위가 아닌, 삶을 공유한 동료로서 함께 웃고, 함께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 만남들은 그의 은퇴 후 삶을 더욱 풍요롭고 인간적으로 만들어주었죠.
6. 대중 교통 이용하기
왕일 때는 늘 마차나 의전 차량이 그의 이동 수단이었습니다. 교통체증이 있어도 미리 통제되었고,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리하게 도착했죠. 하지만 왕좌를 내려놓은 후, 그는 처음으로 버스 정류장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진짜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과도 같았습니다.
그가 처음 대중교통을 이용한 날, 지하철역 입구에 서서 한참을 망설였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던 것이 아니라, 어떤 노선을 타야 하는지, 교통카드는 어떻게 충전하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이죠. 결국 그는 한 학생에게 다가가 정중히 “이 노선이 시청 가는 방향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학생은 처음엔 깜짝 놀라더니, 곧 웃으며 친절히 알려줬고, 선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안은 그에게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었고, 누군가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죠. 처음에는 자신이 어디에 앉아야 할지조차 몰라서 서 있었지만, 어느 할머니가 “앉으세요, 어르신”이라며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그 순간, 그는 평민으로서 진정한 배려를 처음 체감했습니다. 권력이 아니라 따뜻함으로 받은 자리, 그것이 그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죠.
버스는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정류장에서 줄을 서는 법, 교통카드를 ‘삑’ 소리나게 찍는 법까지 하나하나 새로 배워야 했습니다. 실수도 잦았죠. 목적지를 지나치거나, 반대 방향으로 탄 적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실수를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실수 덕분에 낯선 골목길을 걷게 되었고, 그 속에서 예상치 못한 맛집이나 소소한 풍경을 발견하기도 했죠.
무엇보다도 선왕은 대중 교통이야말로 민심의 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정치적 의견, 경제적인 어려움,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가 버스 안에서 오고 갔고, 그는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에게 대중교통은 단지 교통수단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진짜 세상과 마주하고, 진짜 사람들과 함께 숨 쉬는 현장이었습니다.

7. 선왕의 요리 도전기
한 나라를 통치하던 왕이 이제는 냄비와 프라이팬 앞에 서 있다는 사실, 믿기시나요? 하지만 선왕에게 요리는 단순한 생존 기술이 아닌, 삶의 의식이자 자유의 상징이었습니다. 왕궁에서는 셰프가 수십 명이 넘는 요리를 준비했지만, 이제는 재료부터 조리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죠. 처음엔 쉽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매번 ‘실패의 향연’이었죠.
선왕의 첫 요리는 계란 프라이였습니다. 듣기엔 너무 쉬운 요리지만, 그는 익숙하지 않은 불 조절에 실패했고, 반쯤 익은 노른자와 태워버린 흰자를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죠. “왕이 계란도 제대로 못 굽다니...”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실패는 그를 좌절시키기보단 오히려 흥미를 자극했습니다.
그는 요리 책과 유튜브를 참고하며 요리 실력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김치찌개, 된장국, 잡채, 심지어는 떡볶이까지 도전했습니다. 물론 실패도 많았죠. 간이 맞지 않거나, 면이 퍼지거나, 재료를 잘못 넣은 경우도 수두룩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매번 실패할 때마다 **‘노하우 노트’**를 써서 기록했고, 나중에는 그 노트가 두껍게 쌓여 하나의 요리 일지가 되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는 바로 삼계탕입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정성껏 끓여주시던 맛을 기억하며 만든 그 요리는, 무려 열 번의 실패 끝에 탄생했습니다. 처음 맛을 본 사람들 모두 “이건 식당에서 파는 것보다 깊은 맛이 난다”고 감탄했죠. 그 말을 듣는 순간, 선왕의 눈가엔 눈물이 맺히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자신이 직접 만든 음식에 진심과 감정을 담고 있었던 겁니다.
요리는 그에게 많은 걸 가르쳐 주었습니다. 기다림, 인내, 세심함, 그리고 ‘맛’이란 결국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걸요. 그는 자주 말합니다. “요리는 내 삶을 조리하는 행위 같아요. 너무 센 불도 안 되고, 너무 약한 불도 안 돼요. 적당히 끓이고, 천천히 맛이 배어야 하죠.” 이 철학은 요리에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죠. 바로 인생의 진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선왕은 일주일에 한두 번은 새로운 요리에 도전합니다. 때론 친구를 초대해 요리를 대접하기도 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이웃에게 나눠주며 행복을 느끼기도 합니다. ‘왕’이라는 타이틀이 사라진 자리엔, 요리사처럼 삶을 정성스레 끓이고 있는 한 남자의 따뜻한 이야기가 남아 있습니다.
8. SNS를 시작하다
선왕의 또 다른 대변신 중 하나는 바로 SNS 활동입니다. 왕일 때는 언론과 비서관을 통해서만 소통하던 그가, 이제는 직접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읽고,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이죠. 이 변화는 그에게도 충격이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이 되었습니다.
그가 처음 SNS 계정을 개설한 건 조용히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디도 ‘평범한_은퇴자77’로 설정했지만, 어느 날 우연히 그가 올린 삼계탕 사진 한 장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으로 퍼졌고, 정체가 밝혀지면서 팔로워 수가 순식간에 수만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놀란 건, 그의 계정이 꾸밈없이 솔직하고, 때론 유쾌하기까지 했다는 점이었죠.
“오늘 계란 후라이 성공! 조금 탔지만 내 인생도 그러니까요 😅”
“시장 갔다가 고구마 3개에 1,000원! 이런 게 진짜 왕의 거래다!”
“요즘 읽는 책: 나를 찾는 철학 산책 – 감정이 많아지는 계절이에요.”
이런 글귀 하나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렸고, 선왕의 SNS는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서 힐링 콘텐츠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SNS를 통해 새로운 세대와의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들이 남긴 댓글에 직접 답글을 달기도 하고, 이모티콘을 어설프게 쓰면서도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죠. 가끔은 댓글에서 철학적인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단순한 ‘잘 자요’ 한마디가 수천 개의 ‘좋아요’를 받기도 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일부 악플이나 조롱 섞인 댓글도 있었고, 그는 그것에 상처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조차도 받아들였습니다. “왕일 때는 나를 비판하는 말을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지만, 지금은 어떤 말이든 직접 듣고 생각할 수 있으니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죠.
이제 선왕의 계정은 단순한 SNS를 넘어 소통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그는 정기적으로 팔로워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도 진행하고, 자신만의 ‘책 추천’, ‘요리 공유’, ‘일상 브이로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느새 그는 ‘SNS 선왕’이라는 새로운 타이틀을 얻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따뜻함과 의미를 전하는 인플루언서가 되었습니다.
9. 평범한 인간관계의 시작
왕으로 살아가는 동안 선왕은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었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들의 대부분은 직책과 의무에 기반한 것이었죠. 누구도 진심으로 그를 대하기 어려웠고, 그는 ‘왕’이라는 존재로서 사람들을 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선왕’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나니, 그는 진짜 인간관계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두려웠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까?’라는 걱정이 머릿속을 맴돌았죠. 특히 새로운 사람들과 친구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상대는 처음엔 깍듯하게 대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 과거 왕이었다는 거 잊고 대화해도 되나?’라며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도 많았죠.
하지만 선왕은 그런 상황을 하나씩 뚫고 나갔습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진심과 유머였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숨기지 않되, 그것에 얽매이지 않고 오히려 스스럼없이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예를 들어, 친구가 된 동네 사진관 주인과의 에피소드는 유명합니다. 선왕이 “내가 왕이었을 땐 말이야…” 하고 말을 꺼내자, 사진관 주인이 웃으며 “왕이든 누구든, 여기선 셀프 촬영입니다”라고 응수했죠. 그 순간 둘은 크게 웃었고, 그 웃음으로 진짜 우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선왕은 연애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다시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의 결혼 생활은 책임과 정치적인 의미가 컸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고 고백하기도 했죠.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그는 누군가를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고, 함께 웃고, 커피를 마시며 산책하는 일상적인 관계를 꿈꿉니다.
물론 그 여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알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고, 진심을 의심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실망하지 않았습니다. “관계는 노력 없이 쌓이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고, 오히려 천천히 쌓아가는 신뢰의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 그는 친구들과 함께 소규모 독서 모임도 하고, 여행을 함께 가기도 하며 자연스러운 인간관계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많은 사람이 그를 따랐지만, 진짜 친구는 몇 명뿐이었다는 사실도 이제는 이해하게 되었죠. 왕이었던 시절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진실된 관계 속에서 그는 지금도 새로운 연결의 의미를 배우고 있습니다.
10. 자아 성찰의 시간

은퇴 후의 시간은 외적인 활동보다도 내적인 질문으로 더 가득 차 있습니다. 선왕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통치자가 아닌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 속에서, 그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되죠.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고, 이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그는 어느 날, 아침 산책을 하던 중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내가 저 하늘을 다스리는 것처럼 느꼈는데, 지금은 그저 바라보는 사람일 뿐이구나.” 이 말은 그가 얼마나 깊은 자아 성찰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그는 이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명상과 철학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집중도 안 되고, 무슨 말인지 이해도 안 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고요해지고, 생각의 깊이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특히 동양 철학과 불교 사상을 공부하면서, 무상함과 내려놓음의 미학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죠.
그는 하루의 일과 중 30분 명상을 필수로 넣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숨을 고르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죠. “명상은 마음의 왕좌에 앉는 일”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과거 외적인 왕좌에서 내려온 대신, 이제는 내면의 중심에 앉으려는 노력을 한다는 뜻입니다.
또한, 그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하나는 **에크하르트 톨레의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였습니다. 그 책을 통해 그는 ‘현재’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지금 이 순간의 숨결, 눈빛, 감정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한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죠.
이러한 자아 성찰의 시간은 그에게 새로운 평화를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더 이상 ‘해야만 하는 삶’을 살지 않고, ‘하고 싶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으며, 자신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왕이었던 나를 내려놓으니, 비로소 진짜 내가 보였다.”
이 한 문장은 선왕이 자아 성찰을 통해 얻은 인생 최고의 통찰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통찰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